국제상황

양해각서(MOU)채결, 튀르키예(터키)와 핀란드, 스웨덴 나토(NATO)가입? 우크라이나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의 교훈

국제전문가 2022. 7. 1. 16:07
초록: 핀란드, 주황: 튀르키예(터키)

28일에, 나토에 가입하려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 둘의 가입을 반대하는 튀르키예에 대해서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를 채결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오랫동안 중립국을 유지해 온 두 국가는 나토에 가입을 하기로 결심을 합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1. 튀르키예 내부에서 분립독립 세력인 쿠르드족이 있습니다. 튀르크예 정부가 이들을 테러단체로 규정한 쿠르드족 정파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핀란드와 스웨덴이 지원한다는 것.

2. 핀란드와 스웨덴이 2019년 쿠르드족 인권문제 등등 때문에 튀르키예에 부과한 무기수출 금지한 것.

초록: 스웨덴, 주황: 튀르키예(터키)

가장 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가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핀란드, 스웨덴이 이에 대해서 합의를 보기로 하고,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를 채결했습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이 성사되면, 미국은 튀르키예에 현대화 무기작업 중 하나인 F-16기를 판매한다는 약속을 합니다. 비록 이것보다 업그레이드 된, F-35기는 아니지만 말이지만 말입니다.

자...무언가 계약을 채결했기 때문에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가입에 수월해 보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여전히 어려워보입니다.

양해각서 채결 후, 튀르키예는 자국이 정한 테러범 73명에 대해서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가 신병을 튀르키예에 인도하는 것과 PKK에 자금조달과 인력수급 활동을 단속한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에 대해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자국 공영방송인 SVT와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법과 국제 관습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는 결코 스웨덴 국민을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합의했다는 결론치고는 여전히 갈등이 있어보입니다. 게다가 양해각서는 법적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양해각서는 쉽게 말해서 구두약속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이 양해각서가 효력이 있을려면 각 국가들의 의회기관에 가서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핀란드와 스웨덴 의회가 튀르키예 요구를 거부한다면, 당연히 튀르키예도 의회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 비준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F-16기 판매 승인 또한, 단서가 미국 의회에서 거부한다면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튀르키예 대통령이라면 이들 의회기관들이 확실히 승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나토 가입 승인 비준안을 허가해주지 않을 것입니다. 뒤통수 맞기 싫으니까요.

그럼에도 굳이 튀르키예, 핀란드, 스웨덴 그리고 미국은 왜 굳이 구두약속에 불과한 양해각서를 채결했을까요?

우선 있어보이기 때문이고, 비록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성과는 나타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우리나라 지자체에서도 주로 어떤 대기업이 지자체와 기업유치 양해각서(MOU)를 채결했다는 보도가 나오죠. 이게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무언가 성과를 나타내는 것에 좋기 때문입니다. 말도 어렵고, 있어보이기 때문입니다. '각서'라고 하니까 사람들은 무언가 있어보인다는 생각을 합니다.

튀르키예 대표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내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하락 문제에 대해서 국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통해서 정치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익이 있습니다. 그리고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가입을 어느정도 할 수 있다는 해결 실마리를 국내에 가져올 수 있으면서, 러시아로 인한 안보 불안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국제질서에서 자신들이 여전히 리더로써 해결을 했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리더 채면을 지킬 수 있다는 실익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간 양해각서는 언제든 무력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떤 사건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입니다.

1994년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보장하는 미국, 러시아, 영국, 우크라이나가 양해각서 채결하는 모습

위의 사진은 199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 주권을 보장하는 양해각서를 채결하는 미국, 러시아, 영국, 우크라이나 정상들이 싸인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입니다. 말그대로 구두약속입니다. 법적구속력이 있는 조약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까, 강제이행 의무가 없고, 한창 전쟁 초반에 우크라이나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의해서 미국과 영국 서방국들에게 자국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했지만, 미국 등 서방은 군인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했습니다. 어차피 법적구속력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나토(NATO)는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돕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아마 이번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진행 상황을 보면서, 가장 화가나고 허탈한 국가는 우크라이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가입해달라고 신청을 했는데, 나토(NATO)가 지지부진 미루었습니다. 그런데, 핀란드와 스웨덴에 대해서는 너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니까 어이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