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집무실"과 "관저" 차이, 법원은 왜 시위를 허락 해주었을까? 그리고 정치의 기만과 거짓

국제전문가 2022. 7. 1. 16:46
용산시위에 대비하는 경찰

2022.05.21 토요일은 한미정상들이 용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집무실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크고 작은 시위가 50군데 신고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이전에 정상회담을 하니까 기존 법에 따라서 100m 이내에서는 집회금지를 내렸고, 시위단체들은 이에 불복하여 행정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었습니다.

기존 집시법(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에서는 집회가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다른 공공기관장들의 공관도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가 분리되었습니다.

전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청와대(Blue House)

여기서 "대통령 관저=대통령이 머무르고 먹고 자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존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었던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함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행 집시법에 따라서 100m 이내에서 집회가 제한되었습니다. 단, 1인 시위를 예외로 하면 말이죠.

현 용산 대통령 집무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이 이번에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쪽으로 이전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현재 윤 대통령은 자택인 서초구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관저로 정한 외교부 청사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현행 집시법을 두고 100m 이내애서 집회를 허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다투게 되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결과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시위에 관해서 법원이 최종적으로 시위단체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다만 법원은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만 100m 이내 집회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논란은 가라 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직 이와 관련된 본안 판결이 나온 상황이 아니라서 경찰은 여전히 100m 이내에서 집회금지를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용산 집무실 100m 이내에서 집회를 하고 싶으면 시위단체가 일일이 경찰이 집회금지를 할 때마다 행정법원에 가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정상회담이 끝나면 윤 대통령이 집무실과 관저를 따로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 숙고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시위의 자유는 보장하는 것이 맞지만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100m 이내 집회를 행정법원이 부분적으로도 허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더라구요. 또 다른 개인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과거 문 대통령 정권일 때, 법원장들이 대거 진보출신분들로 교체가 되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이번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윤석열 대통령이 되면서, 진보출신 판사분들이 대통령을 길들이기 위한 일종의 고도의 정치적 머리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런식의 상상도 좋아서 적어보았습니다.

정치를 분석할 때,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누어서 분석하면 어떤 정치 현상에 대해서 해석을 하고,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철저한 이익의 관점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집단이 자신들은 "누구를 위해서" 라는 가치를 내거는 것은 제가 보았을 때는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인 명분 뒤에 그 이면을 보면은 철저한 이익의 관점이 있습니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주로 선거에서 나서지만 그 감춰진 이면을 보면 자신들이 당선되기 위한 이익이 있습니다.

과거에 SBS 드라마 중에서, 재물과 관련된 고수와 이요원 그리고 손연주 주연인 "황금의 제국" 이라는 드라마에서 고수가 어떤 정치인을 상대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때, 정치인이 고수에게 위협을 받자, "뭐든 줄것이고 지지할테니까, 나를 믿어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고수가 하는 말은 "정치인이 다시 한 번 믿어달라는 말은 한 번 더 속아달라는 말이야"라고 했습니다.

슬프게도 그 말이 와닿더라구요.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21세기에도 여전히 위와 같은 정치인의 멘트가 다수의 국민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