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황

24개월치 월세 주는데도, 싫다?! 일본 외국인 차별

국제전문가 2022. 7. 11. 13:05
일본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가서 일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회사의 주재원이나 특파원으로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머물 수 있는 주거지를 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아시는 몇몇 분들도 일본에 가서 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집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매매는 그래도 좀 나은데, 월세는 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엔화

왜 그럴까요?

먼저 일본에서는 주택 임대 보증을 해주는 보증회사가 있습니다. 이 보증회사를 통해서 보증을 받아야 집주인도 임대를 해주는데요. 문제는 이 보증회사에서 보증을 안 해주는 겁니다. 그 이유는 지난해에 일본에서 소득신고를 한 적이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통 일본으로 처음 온 사람들이 지난해에 일본 내에 소득신고를 한 것이 있을리가 없죠.

명분은 지난해 일본 내에서 소득신고가 없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집주인이 외국인이여서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본 내에 여전히 있는 외국인 혐오 같은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집을 알아볼 때, 부동산 공인중개소가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서 세입자가 외국인여도 괜찮겠냐고 물어보면 거절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도쿄 거리 풍경

일본의 법률적 차별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법무성이 원칙적으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아파트 입주를 거부하는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입장이지만, 국적을 이유로 한 입주 거부를 금지하는 법률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즉, 이 발언은 "원래 외국인이 아파트 입주를 거부당하면 안되는데, 그걸 처벌하는 법은 없어"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럴듯한 명분만 있고 실리성은 없어 보입니다.

한편, 또 다른 요인은 문화적인 차별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배우자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일명 '싱글마더'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 있습니다.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여자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없는데 과연 집세를 낼 수 있을까? 괜히 나중에 도망가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그게 외국인에 해당될 경우에는 더 안된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24개월치 월세를 미리 낸다고 해도 집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문화적인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일본 내에서는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는 일본 내 부동산 회사를 통한 설문조사를 인용하면서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여 집을 구하기 시작할 때부터 계약까지 1개월 이상 걸렸다는 답변을 분석한 것이 있습니다. 내국인의 경우에는 39%였는 반면, 외국인은 63%가 걸렸다고 합니다. 집을 둘러보기 위해서 방문 및 문의의 경우에는 외국인의 경우 30%가 거절을 당했고, 일본인은 2%였다고 합니다.

이 자료를 보면서 느낀 것이 과연 일본만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른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외국인을 아파트에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들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라고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