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황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나라(한국)와 전세계에 왜 영향을 미치는가?

국제전문가 2022. 7. 13. 15:42

얼마전에 미국이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몇 십년간 없었던 일이여서 시장에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계속해서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 인플레이션, 미국이 금리인상하면 우리나라도 위험하다"라는 말이 많아서 이게 왜 그런지 이해도 안되고, 당황스러운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 세계금융중심지인 미국의 금융정책을 지켜보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나라나 전세계에 영향을 줄까요?

미국이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축통화국이 무엇인지 알아야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공통으로 쓰자고 약속 아닌 약속 화폐입니다. 왜 제가 약속 아닌 약속이냐고 말씀드렸냐면,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처음 지정되었을 때, 모든 나라가 기분 좋게 찬성한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1944년 bretton woods 회의에 참석한 영국대표 케인즈

1944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와중에, 미국의 뉴헴프셔주 브래턴우즈에서 각국 금융 대표단이 온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새로운 기축통화를 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영국의 파운드가 기축통화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영국이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대영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금을 보유했고, 금을 기초로 하는 파운드가 가장 강력한 화폐였습니다. 이러한 파운드는 가치가 안정적이였고, 대영제국이 국력이 가장 강력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좋든 싫든 대영제국의 파운드를 기축통화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축통화국 지위가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제1차 세계대전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서 영국은 엄청나게 국방비를 지출하게 되면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금도 유출을 하게 됩니다. 그 금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제1차 세계대전 때, 무기를 엄청 팔았던 미국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자연스럽게 미국이 금의 보유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고, 영국의 위상이 전보다 약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는 위상이 강했고, 다른 나라들은 서로 기축통화국 자리를 눈치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39년 9월1일 독일이 스타트를 끊은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히틀러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서 영국은 독일에 의해서 국력을 엄청나게 손실을 보게 됩니다. 영국은 대다수 유럽국가들이 독일에게 점령당한 상황에서, 서유럽 지역에서 사실상 홀로 독일로부터 이기기 위해서는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했습니다. 미국은 많은 무기를 유럽에 수출했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영국의 금과 부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영국은 독일로부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1944년 브래턴우즈 회의에서 자신들이 그나마 명목삼아 갖고 있던 파운드 통화패권을 미국의 달러에 넘겨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회의를 할 때, 영국 대표 케인즈가 꼼수 아닌 꼼수 제안을 내놨는데, "방코르"라는 국제화폐를 채택해서 쓰자는 제안이였지만, 미국에 의해서 묵살되고 결국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1944년 브래턴우즈 회의 결과, 금 1온스당 35달러로 고정하는 브래턴우즈 체재가 등장합니다. 이 시스템이 1971년 8월15일 이전까지 잘 적용되다가 미국의 대통령 닉슨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파기되고, 대신 후에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정을 맺어서 국제 원유거래시에 미국 달러로만 거래하겠다고 일명, "패트로 달러" 체재가 유지된겁니다.

미국 달러

결국 모든 나라들이 국제 거래시에 달러를 쓰게 되니까, 미국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지금처럼 금리인상을 하면 미국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집니다. "미국국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안정성도 있었는데, 수익까지 더 준다고 하더라" 라고 하니까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원화채권 매도하고 달러로 바꿔서 미국으로 탈출하는 겁니다. 그럼 달러 수요가 높아져서 이는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외국으로부터 원유 수입의존도가 강한데, 달러를 내기 위해서 원화를 더 많이 써야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신흥국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원달러환율 상승은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수입물가 가격까지 올라가는데, 환율이 1달러에 1,300원이라면, 미국인은 100달러 내고 사먹는걸, 우리는 그보다 30%는 더 주어야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세계에 흩어져 있던 자본들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니까 미국을 제외한 각국 경제가 더 안 좋아져서 정권이 전복되거나 바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우리가 흔히 사먹는 물건들 값도 오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