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황

러시아는 왜 미국의 경제제재를 두려워하지 않을까?

국제전문가 2022. 6. 29. 13:20

러시아는 서방의 나토 동진에 대해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여 2월에 우크라이나 동쪽 그리고 남쪽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였고,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의 정례 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에도 군대를 배치하였습니다. 결국 마침내 우크라이나로 침략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유럽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강한 경제제재를 가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과거와는 다르게 크게 두려워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과거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논의중이지만, 러시아는 달러의 의존성을 계속 낮추고 있는 중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RCB)는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이 현재 6200억 달러인데, 이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 6월 22.2%에서 16.4%로 대폭 줄었습니다. 반면, 중국의 위안화는 오히려 13.1%로 높아지면서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어 왔습니다.

또한, 러시아는 최근 유가급등을 통해서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달러화 관련 자산은 모두 처분하여 달러 의존도를 낮추었습니다. 그리고 국제교역 및 금융 결제 과정에서도 2019년까지 달러화의 비중을 많이 낮추었습니다. 또, 러시아는 지난해 중국과 합작하여 항공기 급유 시 달러 대신에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하여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줄였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러시아 국채 투자를 금지하여 외국인 투자 의존도를 낮추어 오히려 미국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의 러시아 국채 투자 비율은 20%까지 떨어졌습니다. 또한, 러시아 기업의 해외 금융회사 대출 규모도 2014년 3월 1500억 달러에서 지난해 800억 달러로 감소하였습니다.

또한, 중국과 인도와의 협력을 통해서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대비를 하고 있는 중이죠. 미국은 러시아와 거래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하고 싶지만, 중국과 마찰을 빚으면 물가상승을 더 유발할 수 있고, 인도와 마찰을 빚으면 인도태평양 안보에 금이 갈 것을 우려해서 섣불리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와 같은 요인들로 인해서 러시아는 미국이 경제제재를 한다고 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고, 대외의존도가 과거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그 충격도 덜 할 것입니다. 반면 유럽국가들은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40%가 넘는 수준이여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는 이를 무기로 유럽이 단결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럽국가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초기에는 각국의 이해관계와 굳이 미국의 대외정책 때문에 자국이 러시아를 척을 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서 러시아가 가스파이프라인을 잠궈도 다른 지역에서 공급을 받을 수 있게 한다고 했지만 그 비용의 부담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즉. 유럽 국가들 입장에서는 질 좋고 값싼 러시아 가스 대신에 비싼 다른 나라 가스 비용을 미국이 부담해주는 법정 구속력 조약이라도 맺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는 어려워보였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유럽연합 내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하더라도 휴전하라는 목소리도 몇몇 국가에서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다수의 의견은 아닙니다.